5장 후기
지난 4장까지는 '글을 잘 쓰는 법'에 대해 다뤘는데
이번 5장에서는 '잘 쓴 글과 못쓴 글을 구별하는 법'에 대해 다룰 겁니다!
글을 잘 쓰려면 독해력과 어휘력이 필요하고 많이 읽어야 늘었다.
하지만 세상엔 좋은 글만 있는 게 아니다.
못난 글을 읽으면 글쓰기 실력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5장에서는 못난 글이 왜 못났는지 알아보는 감각을 배울 수 있다.
못난 글 알아보기
이 글이 못난 글인 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었을 때,
말하기 불편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듣기에 좋지 않으면 못난 글이다.
이 책의 3장에서 "말이 글보다 먼저다."라는 말이 나왔다.
말은 2종류가 있다.
- 입말: 생각과 감정을 소리로 표현한 것
- 글말: 생각과 감정을 문자로 표현한 것
이때, 말과 글 중에는 말이 먼저이므로 말로 해서 좋아야 잘 쓴 글이다.
아래에서 못난 글의 특징을 살펴보자.
1. 남의 나라 말 오·남용
- 어려운 한자말
- 육상에서의, 통합적으로, 이원화되어 등
- 일본말 조사와 수동태
- -에서의, -적, -화, -되어 등
한자나 일본말을 무조건 쓰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용하면 문제가 있다.
- 한자말 남용 예시
[원문]
'경제성장' 즉 자본주의 발전을 위하여 '비효율적인' 각종 민주제도를
폐지시키려 하는 사상적 경향을 우리는 파시즘이라 부릅니다.
[고친 글]
'경제성장' 즉 자본주의 발전을 위하여 '비효율적인' 민주제도를
없애버리자는 사상을 우리는 파시즘이라 합니다.
밑줄 친 곳은 변경될 곳이다. 한자말을 아예 안 쓰는 게 나을 수 있단 걸 보여준다.
- 일본말 오용 예시
-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이라는 문장은 사실 '내가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이 되어야 한다.
- '으로의', '에로의', '에서의', '으로부터의', '에 있어서의'와 같이 '의'를 겹쳐 쓴 토씨도 모두 우리 말법에 어긋난다.
참고로 '토씨'는 조사 하나란 의미이다.
위의 예시는 사실 일본말 'の'를 우리말 조사 '의'로 옮긴 것인데,
일본말로 쓰면 자연스럽지만 우리말은 그런 식으로 토씨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말에는 피동문이 드물다.
하지만 일본말이나 영어를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면서 따라 쓰는 경우가 있다.
반드시 피동문을 써야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때만 사용한다.
'보여지다', '되어지다', '모여지다', '두어지다', '보아지다' 등 은 자동사를 피동형으로 만든 것으로 잘못된 표현이다.
- 보여지다 -> 보이다
- 되어지다 -> 되다
- 모여지다 -> 모이다
- 보아지다 -> 보이다

여담이지만 위 사진은 티스토리의 맞춤법 검사 기능이 동작중인 것인데, '보이다'라는 말이 철자 오류라고 나온다.
'키워지다', '다뤄지다', '두어지다'는 잘 안 쓰는 표현으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능동형으로 쓰는 게 자연스럽다.
- 부모님에 의해 키워졌다. -> 부모님이 키우셨다.
- 이 문제가 다뤄진다. -> 이 문제를 다뤘다.
- 책이 책상 위에 두어졌다. -> 책을 책상 위에 두었다.
2. 단어, 문장 오·남용
-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 사용
- 서양말의 완료시제 사용
- 추상명사에 복수형 사용
- 분명한 의도가 없는 복문 사용
우리말은 완료시제가 없다. 그런 것이 없어도 의사소통엔 아무 문제가 없다.
- 어제 어머니를 만났었다. -> 어제 어머니를 만났다.
- 얼마 전 고향을 방문했었다. -> 얼마 전 고향을 방문했다.
또한 서양말은 주어가 단수냐 복수냐에 따라 동사 어미가 달라지지만
우리말에선 복수를 분명하게 드러내야 할 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법'과 같은 추상명사에 복수형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작가는 복문보단 단문 사용을 권한다.
복문은 한 문장에 주어와 술어가 둘 이상인 문장이다.
단문은 한 문장에 주어와 술어가 하나인 문장이다.
복문은 무엇인가를 강조하고 싶을 때
단문은 뜻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쉽게 말해서 특별한 의도가 없다면 단문 사용이 좋다.
- 복문을 단문으로 바꾼 예시
[원본]
1894년 9월 어느 날, 프랑스의 참모본부 정보국은 프랑스 주재 독일대사관의 우편함에서 훔쳐낸 한 장의 편지를 입수했다.
[고친 글]
1894년 9월 어느 날, 프랑스 육군 참모본부 정보국 요원이 프랑스 주재 독일대사관의 우편함에서 편지 한 장을 훔쳐냈다.
원본에는 술어가 2개이므로 복문이다.
- 훔치다
- 입수하다
또한 주어가 누군 지 명확하지 않았다.
고친 글에선 주어를 '정보국 요원'으로 명확히 하고
술어를 '훔치다' 한 개만 사용해서 전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했다.
[고친 글]을 한 번 더 손보면 다음과 같다.
[개정판 글]
사건은 1894년 9월에 일어났다. 프랑스 육군 참모본부 정보국 요원이 프랑스 주재 독일대사관 우편함에서 편지 봉투를 하나 훔쳤다.
먼저 긴 문장을 두 개의 단문으로 나눴다.
그리고 불필요한 조사를 덜어냈고
글의 분위기에 맞게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바꿨다.
3. 거시기 화법
상황에 꼭 맞는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 이는 어휘가 풍부해야 가능하다.
'뜻이 불분명해서 아무 곳에나 넣어도 되는 단어'는 쓰지 말아야 한다.
다음은 책에 나온 낚시터 밥집 사장님의 대화 내용이다.
"오늘 거시기가 좀 거석 해서.. 많이 거시기하긴 거슥할 텐데...
그래도 잘 거시기해서 거슥하면 거시기하긴 할 거여!"
낚시를 많이 다니는 손님들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오늘 날씨가 안 좋아서 잘 잡히진 않을 테지만, 자리를 잘 잡으면 손맛은 볼 수 있을 거야."
만약 오늘 날씨가 좋았다면 또 다르게 해석된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불어서 힘들 테지만, 자리를 잘 잡으면 그래도 몇 마리 잡을 수 있을 거야."
글을 쓸 때는 이런 화법을 지양해야 한다.
글에서는 '거시기'가 '부분'으로 표현될 수 있다.
그 외에도 '뜻이 불분명해서 아무 곳에나 넣어도 되는 단어'는 조심해야 한다.
- 옷의 마무리 부분이 아쉽다 -> 옷의 마무리가 부실한 점이 아쉽다.
- 불빛이 새는 부분이 있다. -> 불빛이 새는 곳이 있다.
- 박음질한 부분들인데, 이런 부분 때문에 -> 박음질한 실이 지나간 곳인데, 이것 때문에
- 이런저런 부분들이 아쉽지만 -> 이렇게 마무리가 허술해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적절한 단어로 손 본 것이다.
우리말의 무늬
뜻은 비슷한데 느낌이 다른 말이 많다.
책에선 '모양'을 예로 들었다.
- 모습
- 자태
- 꼴
- 꼬락서니
- 몰골
좋은 순서로 배열하면 자태 - 모습 - 모양 - 꼴 - 꼬락서니 -몰골이 된다.
예시를 한 가지 더 들면,
'죽었다'와 같은 표현으론 '별세했다', '돌아가셨다', '뒈졌다', '밥숟가락 놨다' 등이 있다.
'천사 같은 몰골'이나 '어머니가 뒈졌다' 등은 명백하게 잘못된 표현이다.
하지만 애매한 표현들이 있다.
- 사회적 논의를 시도하는 것이 가능하고 -> 사회적으로 논의하는 행위를 허용하고
- 정치적 숙고를 촉발시키고 -> 정치적 숙고를 북돋을 수
위 예시처럼, 상황에 맞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마무리
5장을 읽으며 내가 못난 글을 쓰고 있었다고 느꼈다.
특히 일본말 조사나 수동태 사용, 불필요한 완료시제 및 복수형 사용, 복문 남용을 많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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